COUNTER

  • 총 회원수
    595 명
  • 금일 방문자
    11 명
  • 총 방문자
    451,551 명

기독신우회 2023년 4분기 성지순례 후기(11월 11일)

기독신우회는 신기현 목사가 시무하는 성균관대학교 유학생교회에서 매월 두 번째 월요일에 정기적으로 예배를 드리지만, 분기마다 국내성지순례를 다녀온다. 이번에는 인천에 있는 국제성서박물관을 다녀왔다. 그곳은 1995430일 주안감리교회를 담임하셨던 한경수 감독께서 40여 년간 44개국에서 수집한 성경들과 미국의 성경 수집가 웨이크필드 박사가 기증한 희귀성경 등 350여 종의 언어로 기록된 5,000권 이상의 성경과 그와 관련된 다양한 유물을 소장 및 전시하고 있다.

오늘 행사 참석은 김선영, 백웅기, 우경호, 이형호, 정창섭 (이상 부부), 우영우, 유문성, 이세헌, 이우걸, 한준 총 15명이 참석했다.

박물관은 무엇을 기대하고 갈까? 방문객들은 서로 다른 생각을 하고 가겠지만 나는 희귀한 유물을 기대한다. 인디애나 존스에 나오는 성배나 신비한 능력을 발휘하는 십자가까지는 아니어도 여간해서는 만나기 힘든 유물이면 좋을 것이다. 오늘도 이러한 나의 기대는 빗나가지 않았다.

국제성서박물관은 이름대로 여러 나라의 서로 다른 언어로 기록된 성서를 전시해놓은 박물관이다. 상설전시실에서 우리가 만난 성서는 주로 13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제작된 50여 개 언어로 기록된 성서들이다.

오늘 박물관 투어는 10시부터 약 40분에 걸쳐 전시 3관의 한글 성경과 4관의 성경마을을 중심으로 도슨트의 해설을 들었으며, 그 이후에는 박물관 학예실장이자 성서고고학자인 임미영 목사가 쿰란의 동굴에서 발견된 사해사본 영인본부터 타블라 성경, 코덱스 성경에 이르기까지 개요를 설명해주었다. 그 후 전시 1관과 2관에서 서양 성경과 기획전시실에 있는 이콘에 관해 직접 강의를 들었다.

로비에서.jpg

로비강의.jpg

사해사본.jpg
라틴어로 번역된 성경밖에 없던 시절에는 성경을 읽을 수 있다는 것이 곧 권력이었다. 대다수 군중은 라틴어를 몰랐기에 성직자들이 전해주는 이야기를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들였다. 십자군 전쟁이 그렇다. 이슬람 세력으로부터 예루살렘 성지를 회복하기 위한 거룩한 뜻을 가진 전쟁이었지만 교황을 비롯해서 많은 성직자들이 성경에는 없는 말로 대중의 참전 심리를 부추겼다.

교황 우르바누스 2세는 십자군 참가자 전원에게 교회에서 부과하는 다른 모든 고해를 면제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교황의 약속이 있는 후 십자군 설교자들은 우르바누스의 재가도 받지 않은 채 大赦(가톨릭에서 잠벌 (잠시 당하는 벌)을 면해주는 것)를 약속했던 것이다. 이것은 십자군 참가자 전원에게는 내세에서 연옥의 형벌이 완전히 면제되며, 십자군 참가 도중 사망한 자의 영혼은 곧장 천국으로 갈 수 있다는 약속이었다. 대사는 실로 파격적인 은사였으며 그것을 얻고자 군중이 쇄도했다. 물론 연옥이나 면죄라는 개념은 성경에 없지만 대중이 성경을 모르니 교황이나 사제의 말을 그냥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1291년에 십자군 전쟁이 끝난 후, 영국의 기독교 신학자이며 종교개혁가인 위클리프는 교황권으로부터 영국의 정치적·종교적 독립을 표방하고 교황정책을 취했으며 라틴어로 쓰여 있던 성경을 영어로 번역했다. 이 죄로 결국 화형을 당했다. 일반 대중이 성경을 알면 교회가 곤란해지기 때문이었다. 체코의 얀 후스도 위클리프를 따라 순교의 길을 걸었다. 그는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보다 약 100년 앞서서 계몽적 성격의 종교개혁 운동을 펼쳤으며, 성경과 위클리프의 저서를 체코어로 번역하여 보헤미아인들이 읽을 수 있게 하였다.

드디어 1455년에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이용한 인쇄기를 만들어내자 성경의 대량생산이 가능해졌다. 인쇄기가 발명되지 않았더라면 종교개혁이 일어나지 않았을 수도 있다고도 있다. 그만큼 자국어로 된 성경의 보급이 중요했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진다. 이러한 성경 번역 운동은 이후 윌리엄 틴데일의 영어 성경, 킹 제임스 성경, 마르틴 루터의 독일어 신약성경, 장 칼뱅의 제네바 성경 등으로 이어진다. 오늘 우리는 이러한 성경들의 초판이나 영인본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참으로 감회가 깊은 순간이었다. 전시관에는 틴데일 성경, 마르틴 루터 성경, 제네바 성경 등이 있었으며, 놀랍게도 국제성서박물관이 자랑하는 킹제임스 성경 초판(1611)이 있었다. 워낙 희귀해서 가격을 추정하기는 어려우나 약 4억원 가량이며, KJV만 감시하는 CCTV가 달려있을 정도로 귀중한 유물이라고 한다.

마르틴 루터 독일어 성경.jpg

얀후스의 보헤미안성경.jpg

킹제임스성경.jpg
최초의 한글 성경은 존 로스 선교사에 의해 번역되었다. 예수셩교누가복음젼셔(1882)와 그 이후에 완성한 예수셩교젼셔를 완성했다. 존 로스 선교사가 한글의 띄어쓰기를 처음 했다는데 한국인이 가장 어려워하는 띄어쓰기를 외국인이 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존 로스 선교사가 번역한 두 권의 성경 외에도 성경공부 교재를 비롯한 다양한 한글 성경을 만나볼 수 있었다.

존로스선교사성경.jpg

성경 중에는 일부 오류로 배포되지 못하고 폐기된 성경도 있다고 한다. 박물관은 하나님을 HeShe로 번역해서 생긴 별칭이 그 남자 성경그 여자 성경’, 누가복음 20장에 나오는 포도원 비유에서 포도원(vineyard)’식초(vinegar)’로 번역하는 바람에 얻은 별칭 식초 성경을 전시하고 있다. 폐기되는 바람에 희귀해졌고 지금은 가격이 무척 뛰었다고 한다. 이 세 가지 성경도 전시되어 있었다.

기획전시실에 있는 이콘에 관해서는 1113일 신우회 모임 2부에서 백웅기가 좀 더 자세하게 전하기로 했다. 한 가지 매우 인상적인 작품이 있어서 후기에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운보 김기창 화백이 그린 성경 4복음서인데, 예수님의 일생과 주변 인물들을 조선시대의 인물로 표현해서 그린 것이다. 운보는 우리가 사용하는 1만 원권 지폐에 있는 세종대왕 영정을 제작한 분으로 잘 알려져 있다. 외국에는 예수님 얼굴을 자국인처럼 표현한 그림이 많다고 하는데 우리나라에서는 운보의 그림이 대표적이라고 한다. 이 화첩에서는 갓 쓰신 예수님을 볼 수 있으며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김기창화백 4복음서.jpg

십자가에 달린 예수님.jpg
강의가 끝난 후 15인은 임목사와 함께 보리밥 정식으로 유명한 주안골로 자리를 옮겨 풍성한 보리밥 정식에 해물파전으로 허기를 달랬으며 박물관 카페로 돌아와 차 한 잔과 함께 못다 한 이야기를 이어갔다.

강의를 마치고.jpg

게시글이 어떠셨나요?



다른 이모티콘을 한번 더 클릭하시면 수정됩니다.
    웅기 후기를 보니 확실하게 복습됩니다.국제성서박물관 안내 감사^^
화살표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