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6일 3반의 가을 모임을 갖었다. 15명의 친구들이 함께 했다.
(참석자: 장천,전태동,김명철,한은석,안태환,이승훈,이상호,김영수,황진수,박현태,우영우,안창용,서형원,박동순,전광호)
먼저 서울의 한복판인 경복궁에 모여 고궁박물관에서 조선시대의 궁중 결혼예복인 활옷을 보았다. 미국에서 가져온 옛 왕실의 결혼 예복은 오랜시간이 흘렀지만 아름다움을 간직하고 있었다. 그옷을 준비하기 위해 수많은 손길들이 오랫동안 준비했겠지? 그옷을 입고 결혼한 사람들은 행복했을까 하는 쓸데없는 생각이 들었으나 곧바로 경복궁으로 발길을 옮겼다.
한국 사람 보다 더 많이 보이는 수많은 외국인들이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이곳저곳을 돌아다니고 있다. 근정전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고 경회루의 연못을 구경하며 어렷을 적에 이곳에서 그림을 그렷던 얘기들을 나누곤 했다. 잠시지만 60년전으로 돌아가 옛모습을 회상해 보고는 건청궁으로 발길을 옮겼다.
궁안의 궁이라는 건청궁, 그앞에는 경회지 보다 조금 작은 연못이 있고 그곳을 지나니 민비와 고종이 기거했던 작은 궁이 나타났다. 민비가 일본의 낭인들에 의해 피살 당해 불태워지고 궁도 불살라졌는데 2002년 재건되기 시작하여 2004년에 완공 되었다고 한다. 2017년에 잠시 개관하고 6년만에 잠시 그 문을 열어주었다. 일국의 왕비가 무참하게 왜인에 의해 죽었고 쓰러져 가는 나라를 참담한 마음으로 다스렸던 초라한 왕의 모습이 보이는 것 같아서 안타까웠다.
북쪽의 문으로 나가니 청와대가 나타났다. 현대 정치의 중심이었던 청와대. 이곳에서 근무했던 승훈이의 경험담을 들으며 곳곳을 살피니 더 실감있게 느껴졌다. 화려한 집무실과 연회장을 돌아보고 역대 대통령들의 사진들을 살펴보니 대부분 임기를 마치고 좋지 않은 결과가 있었다는 사실에 마음이 편치 못했다. 무더운 날씨처럼 한국의 정치가 답답하게 느껴진다.
일행은 삼청동으로 발길을 옮겨 순대국을 먹으며 막걸리도 겯드리니 어느 왕이나 대통령 보다 더 행복한 것 같다. 새로운 총무로 서형원을 추대하고 추억의 단팥죽을 먹고는 내년에도 건강한 몸으로 만나기를 기약하며 헤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