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문화모임, [동대문시장]을 걷다
●일시 : 2024.8.30(금) 10:30~14:00
●장소 : 동대문시장 일대
●참석자(23명) : 김영일, 김민주, 정창섭, 김선영, 한준, 장천, 강용한, 김용석, 한은석, 오석종, 백웅기, 유재건, 김경훈, 김창영, 송요익, 전구호, 이근창, 박계헌, 부준홍, 조중봉, 김완순, 문용민, 윤여철 (신청자 순)
이번 모임은 [대한민국 근현대사의 압축 현장을 찾아서] 라는 주제에, 김영일 동기의 해설로 동대문 시장 일대의 생성, 확장 그리고 변화의
현장을 찾는 귀중한 기회였다.
10시30분 지하철 동대문5가 역에서 만나 영일이의 간단한 설명을 들었다. 동대문시장은 종각근처의 시전, 서소문 밖의 칠패시장과 함께 조선 후기의 한양 3대 시장 중 하나였다. 종로 4,5가 예지동 일대에는 배밭과 언덕이 있어서 배고개, 배우개 하다가배오개라고 불렸고, 한자로는이현(梨峴)이다. 동대문 시장의 이현 부근에 한양을 지키는 어영청, 을지로 6가에 훈련원을 설치하여 군인들의 봉급을 면포로 지급하였는데, 이 면포를 생필품으로 교환하고자 자연스럽게 시장이 형성되고, 군인 가족들에게 수공업 생산을 허용하면서 점차 시장의 기능을 갖추게 되었다. 참고로 조선 후기로 접어들자 군기가 해이해지면서 서민들이 어영비영이라 부리다가 ‘어영부영’이라는 단어가 생겨났다고 한다.
광장시장의 출현 과정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 1894년 갑오개혁으로 시전의 특권이 폐지되며 쇠락이 시작되었고 1899년 전철 개통과 도시계획으로 이현은 동대문시장으로 확장되고 칠패시장은 남대문으로 이전하여 양대 상설시장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1905년 을사늑약 후 일본인들 상권이 청계천을 넘어 종로까지 진출하려는 움직임에 위기를 느낀 박승직(두산 그룹의 창업자) 등 상업자본가 26명이 廣橋와 長橋 사이의 청계천을 복개, 상가 건설을 계획했으나 건설 기술 부족으로 이현시장 자리로 위치를 변경하여 광장시장으로 명명하였다.
[광장시장]을 둘러본 뒤, 청계천 [새벽다리]를 건너 청계천 남쪽의 [방산시장]으로 향했다. 방산시장의 유래를 들어보면 청계천에 홍수가 심해 토사를 준설하여 쌓아올린 흙더미가 산과 같은데, 악취를 막고자 여기에 무궁화를 심어 꽃향기가 풍긴다하여 방산이라 명했다고 전해진다. 6.25 전쟁 이후 미군이 주둔하면서 미제 식료품을 취급하는 판자집 상가들이 들어섰고, 당시 인근 헌법재판소에서 사무용 박스, 봉투, 서류 등의 수요가 있었고,미군부대에서 나온 자잘한 종이들을 접어 과자와 식료품의 포장에서 시작해 현재의 일대 주력상품이 된 포장산업의 원조가 되었고, 벽지, 장판 등 인테리어 전문 시장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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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동대문 일대의
시장들을 둘러보는 것이 주목적이었지만, 우리들이 (아니 내가) 가장 흥미진진하게 들은 것은 동대문시장 하면 생각나는 희대의 정치깡패 이정재(1917~1961)에
얽힌 얘기다. 그의 활약상(?)을 요약하면, 6.25전쟁으로 폐허가 된 동대문시장의 재건을 위해 분산된 소유권을 통합하려는 움직임이 있었고, 이때 나타난 이정재(경기도 이천의 씨름 장사 출신)가 동대문시장 재건위원회, 동대문시장 상인연합회, 청계상우회 회장직을 강취하고 시장 납세조합을 만들어 회장으로서 무소불위의 악행을 자행. 1953년 남대문시장 화재 때에는 그곳의 거상들과 종로2가의 양단/주단/의류 상인들까지 강제로 이주시켜 거대한 상권으로 확장시켜 1960년 광장시장으로 개명했다고. 당시 심지어 밀수품들까지 동대문시장으로
유입되면서 공권력 무법지대로 변모하여, 세무서도 이정재의 손발 노릇을 했지만, 5.16혁명 이후 사형선고를 받고 1961.10.19 서대문 형무소에서
교수형을 당했다고 한다.
방산시장에서 청계천 마전교를 건너면 종로신진시장이 있는데, 여기는 북에서 월남한 사람들, 이재민, 농촌 이주민들이 하루를 연명하기 위해 재봉틀 한 대 놓고 의류 하청으로 시작한 곳으로 미군복, 담요 등을 재료 삼아 수공업 하던 곳이다.
광장시장, 방산시장 그리고 종로신진시장의 3가지 시장을 둘러본 뒤, 먹자골목을 가로질러 동대문 바로 앞의 동대문관광호텔 2층, [연혜인 참치집]에 도착했고, 맛이 기막힌 회덮밥으로 점심식사를 했다. 이 식당의 주인이 영일이와
같은 교회 다녀 10% 디스카운트, 마침 오늘은 창영이와
나의 귀빠진 날이라서 친구들의 생일 축하를 받고 완순이가 거하게 점심값을 부담해주었다. 땡큐, 완순!!
거의 2달 동안 사상 최악의 더위에 시달리다가 오늘도 따사로운 햇빛이 비쳤지만, 파란 하늘에 습기도 없고 땀도 별로 안흘린 기분좋은 날씨였다. 4대문안에 위치한 동대문 시장에 얽힌 역사와 확장 과정을 막힘없이 설명한 영일동기의 해박한 지식에 감탄과 박수를 보낸다. 참고로, 영일은 A4용지에 빼곡하게 5장을 준비하고 설명했으나, 내용이 너무 방대해 여기에는 극히 일부분만 요약했슴을 알린다.
윤사관의 후기로 다시 복습하니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