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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권당 후기] 이스라엘 작가 아모스 오즈의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를 읽고

이스라엘 작가 아모스 오즈의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

 

일시: 2023516(10:1511:30)

장소: 스타벅스 경리단점

참석자: 김민주, 백웅기, 우영우, 윤여철, 정창섭, 한은석


스타벅스 토론.jpg

 

1. 줄거리와 감상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는 이스라엘의 소설가이자 저널리스트, 그리고 사상가로 높이 평가받는 아모스 오즈가 2002년에 발간한 자전적 소설이다. 이 이야기는 아모스가 이전에는 공개하지 않았던 자신의 어린 시절, 가족생활, 사상가로서 발전하기까지의 과정에 초점을 맞추었다. 이 소설이 다루고 있는 주요 사건에는 1952년 어머니 파니아의 자살, 아버지 아리에와의 긴장 관계, 15세 이후 키부츠 훌다에서의 생활, 그리고 자신에 대해 솔직하게 쓰는 것에 대한 두려움 등이 포함되어 있다. 저자가 1939년생이어서 소설의 시대적 배경은 주로 이스라엘이 혼란스러웠던 194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다.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 책.jpg


   아모스는 그가 자란 예루살렘에서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는 팔레스타인 지역이 영국의 위임통치령 아래 있을 때 어린 시절을 보냈다. 그 땅은 로마군에 의해서 예루살렘이 파괴되고 유대인의 이산이 시작된 AD 70년부터 1948년까지 1,878년 만에야 이스라엘로 독립한다. 그러나 같은 시공간 안에서 살아왔던 유대인과 아랍인은 서로에게 벽을 쌓고 상대방을 적대시해야 하는 극한 상황이 그 이후 펼쳐지기 시작한다. 1차 중동전쟁이 발발하기 몇 달 전, 8살 아모스는 체신공사에서 일하는 슈타체크 아저씨를 따라 아랍인 우즈타즈 알 실와니의 빌라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했다가 또래 아랍 소녀 아이샤의 남동생 아와드의 발을 크게 다치게 한 사건을 일으켰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는 과정에서 드러난 유대와 아랍 민족 간의 갈등은 두 민족을 가로막고 있는 벽이 얼마나 높은지 잘 나타내고 있다.

   형편이 그리 넉넉한 편은 아니었지만, 교육을 많이 받은 인텔리 부모와 히브리대학교 히브리 문학과 교수이자 야당 대통령 후보였던 아모스의 큰할아버지 요셉 클라우스너 박사는 아모스의 언어발달과 知性의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소설은 그의 친인척과 지인들을 소개하는 데 상당한 분량을 할애하고 있다. 특히 요셉 클라우스너 집에서 교류하던 슈무엘 요세프 아그논 같은 당대 위대한 문인들의 토론을 먼발치에서 듣고 자란 덕분에 아모스는 히브리어를 일찍 깨우쳤으며, 왕성한 독서 활동에 힘입어 키부츠 훌다로 떠나기 전 그의 지식과 문학 수준은 여느 성인 못지않았다. 그의 부친은 1617개 언어, 모친은 67개 언어를 읽을 수 있었지만 히브리어는 편하지 않았기 때문에 부모가 대화할 때는 거의 언제나 러시아어나 폴란드어를 사용했다. 서울 사람이 동시대를 사는 제주도 방언도 알아듣기 힘든데, 2,000년 가까운 세월 동안 세계 각지에 흩어져 살던 유대인들이 어느 날 팔레스타인 땅에 다시 모여 살면서 의사소통을 한다는 게 얼마나 어려운 일이었을까? 특히 이스라엘 독립 당시 신세대와 기성세대는 같은 히브리어 단어라고 할지라도 서로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어서 오해를 불러오기도 했다. 당시 이스라엘의 시온주의 무장단체인 이르군의 총사령관 메나헴 베긴 장군이 한 대중연설에서 무장무장하다라는 단어를 연발했는데, 아모스를 비롯한 신세대는 이 단어를 남자의 성기’, ‘섹스하다라는 뜻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엄숙해야 할 연설장이 웃음바다로 변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소설에는 이처럼 언어에 관한 이야기가 꽤 많이 등장한다.

   그의 부계와 모계는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동유럽 각지에 흩어져 살다가 비슷한 시기에 예루살렘으로 이주했다. 아모스의 부계인 클라우스너가는 러시아(지금은 우크라이나)의 오데사를 거쳐 리투아니아 빌나에서 살다가 이스라엘로 들어왔으며, 모계인 무스만가는 폴란드의 로브노에 정착해 살다가 이스라엘로 이주했다. 5대에 이르는 그의 가계도 이야기는 결국 부모에게 초점을 맞추어 간다. 아리에와 파니아는 문학을 사랑하는 공통점을 가졌지만, 너무나 다른 역사적 배경을 가진 집안 출신이었다. 소설을 읽으면서 두 사람이 많은 대화를 나누고 사랑하며 신뢰한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파니아는 사춘기 시절 로브노에서 함께 학창 시절을 보냈던 친구들을 모두 잃었다. 예루살렘 이주 후에도 독립전쟁 시기에 같은 동네에 살던 지인들과 아이들이 덧없이 희생되자 두통과 불면증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이스라엘 독립전쟁의 상흔이 스치고 지나간 1952년부터 아모스의 엄마는 심각한 우울증을 겪기 시작했다. 소설 제목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는 이 당시 아모스와 엄마의 관계를 집약해서 표현한 것이라고 생각한다. 파니아는 그해 수면제 과다복용으로 숨졌다. 엄마의 죽음이 12살 반 아모스에게는 평생의 트라우마가 되었다. 그렇지만 아모스는 엄마에 대한 단편적 기억들과 엄마에 대한 사랑 덕분에 트라우마를 극복하고 耳順이 넘어서야 엄마의 죽음에 관한 이야기를 소설로 썼고, 마지막 장에서는 엄마를 보호하지 못한 자신의 감정을 극렬하게 표현했다.

   아모스는 엄마가 세상을 떠난 후 키부츠 훌다로 떠나기 전에 아버지와 몇 년 더 함께 산다. 이 기간에 아모스는 사울 체르니코브스키, 슈무엘 요세프 아그논, 다비드 벤구리온 같은 당대 최고의 지성인, 예술가, 정치인들을 만났는데 이들로부터 받은 영향력이 얼마나 컸는지는 후일 그의 작품들을 통해 입증되었다. 이런 기회가 그의 큰할아버지 덕분임은 말할 나위도 없다. 또한 그의 2학년 때 선생님이었던 시인 젤다도 평생 그의 멘토가 되어 창작활동에 커다란 영향을 준 인물이다. 당대 위대한 문인이며 지성인들이 어린 아모스 가까이에 있었다는 사실은 그가 이스라엘의 대표작가로 성장하는 데 중요했지만, 그런 환경에서 자랐다는 사실만으로 그가 위대한 작가가 되었다고 생각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아모스는 클라우스너라는 자신의 을 오즈로 바꾸었다. 클라우스너는 동유럽식 이름이지만 오즈는 히브리식 이름이다. 보통 사람이 아주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자신의 가문을 나타내는 을 바꾸는 일은 거의 없다. 아버지와 다른 을 사용하겠다는 것은 아버지와의 단절을 상징한다. 아모스는 15세가 되던 1954년에 강압적인 아버지에게 반항해서 키부츠 훌다로 들어갔으며, 그때까지 아버지 뜻에 따라 살아온 정체성의 상징인 클라우스너라는 을 버리고 를 의미하는 오즈로 바꾸었다.

   성인이 된 아모스는 엄마가 왜 그렇게 큰 고통을 홀로 짊어지고 어린 자신을 놓아둔 채 서둘러 떠나야 했는지 이해하기 어려웠다. 아모스 외가의 많은 사람들은 영국 위임통치령 하에 있는 팔레스타인 땅에 도착하기도 전에 죽임을 당했다. 유대인에게 주어진 새 하늘과 새 땅에서 자유로운 생활을 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파니아는 그 사실을 진실로 믿을 수 없었다. 파니아에게는 여전히 러시아와 유럽에 대한 불신이 남아 있었고, 패권국가에 저항할 힘은 하나도 남아 있지 않았다. 또한 갈기갈기 찢겨버린 가정과 사회는 회복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하자 말로 할 수 없는 외로움이 몰려왔다. 가족도 자매도 그녀를 구해내지 못했다.

   아모스 오즈의 서사 방식은 참으로 대단하다. 작가는 5대에 걸친 자기 집안 이야기를 날줄로 배열하고 그 사이사이에 이스라엘 독립전쟁을 비롯한 중동전쟁 이야기를 씨줄로 연결함으로써 잘 직조된 작품을 완성해 낸다. 그의 집안이나 그가 만났던 사람 중에는 세계인이 알만한 인물들도 꽤 있어서 작품을 더욱 빛나게 한다. 비슷한 이야기들이 반복되긴 하지만 그때마다 시점과 관점이 달라지기 때문에 독자로 하여금 인물에 대한 다면적 이해를 가능하게 만든 점도 특이하다. 그리고 아무리 참혹한 사건이라 할지라도 작가는 담담하게 서술하지만, 시각적 영상은 매우 또렷하게 나타난다. 로브노 근처 소센키숲으로 내어 쫒긴 약 25,000명의 영혼들이 독일군에게 어떻게 학살당했는지 그 부분을 읽고 있노라면 영화 장면보다 더 생생하게 머릿속에 그려진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나타난 반유대주의의 근본 원인은 무엇일까? 과연 알리야 (본토를 떠나 타지에 살던 유대인들이 이스라엘로 돌아오는 것)은 성경의 예언이 성취된 결과로 보아야 할까? 당연히 이에 대한 유대인과 아랍인의 답변은 다를 것이다. 골수 우파 시온주의자들로 꽉 찬 집안에서 태어나고 전통적인 히브리 교육을 받은 아모스가 자신의 성까지 바꾸면서까지 과거를 지워버리고 좌파 시온주의자로 바뀐 까닭은 무엇일까? 또한 아랍인과 유대인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공존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번 달에 만권당 친구들은 이러한 주제를 중심으로 토론했다.

이 소설은 영화 블랙스완으로 유명한 배우 나탈리 포트만에 의해 2015년에 영화로 만들어졌다. 유대인인 포트만이 소설을 읽은 후 아모스 오즈에게 자신이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의사를 표시했다고 한다. 영화는 파니아의 죽음과 연관된 부문에만 초점을 맞추었기 때문에 책을 읽은 후 시청을 권한다. 배우들의 심리 묘사가 탁월한 수작이다.


엉화포스터.jpg


2. 주제 토론 (자세한 내용은 첨부 참조)

 

소설의 배경이 된 194060년대 팔레스타인 지역의 상황

폭력, 배고픔, 물부족, 전염병의 위험, 폭탄 테러, 파괴. 혼란스럽고 공포에 싸여 가십과 거짓 풍문이 휩쓸며 어찌할 바를 모르고 혼란과 공포로 마비된 체호프의 도시

 

대부분의 유럽 국가에서 나타난 반유대주의의 근본 원인

유대인들이 믿는 종교의 편향성과 유대인만의 선민의식으로 다른 민족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뛰어난 재능으로 부를 축적하여 각 나라에서 어려움이 있을 때마다 그들은 증오의 대상이 되어버린 측면이 있다. 정치인들은 반유대주의를 악용하기도 했다.

 

아모스는 소설에서 영국의 팔레스타인 위임 통치 종식과 이스라엘 건국 초기의 역사적, 정치적 맥락을 어떻게 묘사하는가?

영국이 팔레스타인에서 손을 떼자 미국의 트루만 대통령은 국가 분할 청원에 적극적이었으며, 스탈린의 소비에트 연방은 아랍권의 피의 투쟁을 야기시켜 이 지역에 발판을 마련하고자 하는 속셈을 드러냈다. 유럽 정부들은 동유럽에 거주하는 유대인의 물결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이스라엘의 건국을 지지했다. 양심과 연민에 대한 고려가 이기적이고 냉소적인 것과 뒤얽혀 있다.

 

“19471129일에 팔레스타인을 유대인 지역과 아랍 지역으로 분할해 국가를 따로 세울 것을 제안하는 UN 총회 결의안이 투표에 부쳐졌는데, 결과는 찬성 33, 반대 13, 기권 10.” 이 투표에서 영국은 왜 기권했으며 이스라엘보다는 아랍 편에 섰을까?

영국은 자국 보호 하의 아랍국가 체제를 선호했음. 중동에서의 영향력, 석유 자원 등 경제적 이익을 중시했기 때문에 이스라엘 독립에 소극적이었다. 석유라는 자원과 수에즈 운하의 운영권과 관련하여 영국은 아랍의 눈치를 심하게 보았다. 영국은 경제적 이득을 포기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랍 편에 섰으며, 트랜스요르단에 소속된 영국군은 이스라엘을 공격하기도 했다.

 

아모스 오즈가 소설의 제목을 사랑과 어둠의 이야기라고 했는데, ‘사랑어둠이란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랑은 어머니, 어둠은 이스라엘의 현실이라는 의견부터 시대적 상황 혹은 파니아 삶의 힘든 여정 등 다음과 같이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알리야란 유대인 디아스포라들이 유대인의 땅, 에레츠 이스라엘로 돌아오는 것을 말한다. 그의 부모는 유럽에서 예루살렘으로 이주하는 문제 즉, 알리야에 대해 어떻게 생각했는가?

반유대주의 공포 분위기에서 예루살렘을 피난처로 생각하고 이주했을 것이다. 종교적이지 않았던 아모스 부모가 시오니즘의 사명감을 느끼기보다는 팔레시타인에 거주하고 있는 아랍인들과의 다툼을 더 걱정했기에 부정적이었다.

알리야는 마치 신이 미리 준비한 계획출산처럼 다섯 번의 이민 물결이 적합한 시점에 적합한 순서로 팔레스타인으로 밀려들었다.

(1) 1880~1900년 농부, (2) 1900~1914년 과학영농가와 노동자, (3) 1918~1924 청년, 기업가, 투자가, (4) 1924~1939 지식인, 전문직, 행정관료, (5) 2차 대전 후 전 계층의 유대인 (맥스 I. 디몬트, 책의 민족, 2019.)

 

아모스는 이스라엘에서 태어난 당시로서는 신세대. 같은 어휘라 할지라도 신구세대가 각기 다른 의미로 사용하는 단어도 있다. 메나헴 베긴이 연설에서 사용한 단어(명사 무기’ vs. ‘남자의 성기’, 동사 무장시키다’ vs. ‘섹스하다’)가 신세대 젊은이들에게는 전혀 다른 뜻으로 통용되었기 때문에 완전히 웃기는 연설이 되고 말았는데, 이처럼 언어가 세대 간 갈등을 심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는지?

언어에는 세대 문화가 녹아 있다. 세대 갈등의 표출구가 언어이다. 우리의 MZ 세대가 사용하는 심심한 사과‘ ’사흘연휴. 요즘 우리나라에서도 세대 간에 사용하는 용어가 크게 달라서 세대 갈등을 유발하기도 한다.

 

이 소설은 아모스 오즈와는 다른 역사적, 문화적 배경을 가지고 있는 독자들, 특히 아랍인들에게 어떤 반향을 불러일으킬까?

이스라엘에 배역하는 입장, 아랍인들의 관점을 여과 없이 소개하는 용기에 대해 긍정적으로 반응을 보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몇 차례에 걸쳐 이루어진 알리야는 아래와 같은 성경 구절의 성취라고 보아야 할까? (성경: 신명기 30:3, 이사야 11:11~12, 43:4~7, 예레미야 16:14~15, 23:3, 에스겔 34:11~15, 39:28, 스가랴 8:4~8)

위의 예언들은 바벨론, 페르시아로부터의 귀환을 예언하는 것으로 이해한다. 아울러 또 다른 미래의 사건에 대한 예언이기도 하기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

 

골수 우파 시온주의자 집안에서 태어나고 교육받은 아모스 오즈가 키부츠 훌다로 떠나고 자신의 성을 바꾸면서까지 좌파 (혹은 사회주의적) 시온주의자로 거듭난 이유는 무엇일까?

모든 어른의 죽음엔 신비롭고 강력한 주문이 숨겨져 있다. 그래서 나는 아버지와 온 예루살렘을 죽이고 이름을 바꾼 후, 폐허를 넘어서 내 힘으로 살기 위해 그 곳 키부츠 홀다로 갔다.”

아버지에 대한 반항심에 자신의 을 바꾸고 아버지가 싫어하는 키부츠의 집단생활을 택했다.


아모스 오즈가 아랍인과 유대인이 팔레스타인 땅에서 공존을 추구해야 한다고 생각한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공존하지 않으면 끝없는 전쟁과 갈등, 죽음이 있기에 현실적인 생각을 한 것 같다.

작가는 에브라임 아브네리를 등장시켜 이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말한다. “누구나 땅을 가질 권리는 있다. 양자택일의 전쟁에서 유대인이 이겨서 땅을 얻은 것이다. 그렇지만 유대인들은 이미 얻은 게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아랍인들에게 어떤 것도 취해서는 안된다.” 오즈는 서로에게 살 권리와 땅을 인정해주고 두 민족이 한 땅에서 공존하는 방안을 찾자고 제안한다.


소설에서 가장 인상 깊은 인물은 누구이며, 마음에 드는 문장은?

 

<인상 깊은 인물>

알렉산더: 오즈의 할아버지, 부인이 죽고 나서 90세까지 끊임없이 여자에 관심을 갖고 생기있는 삶을 살아간다. 여성들이 관심 있게 그에게 접근하게 하는 모습도 특이하다.

슐로밋 할머니: 결벽주의자 기질이 다분한데, 엄마가 돌아가셨을 때 보여준 태도는 감동적

이스라엘 초대 총리 벤구리온

10대인 아모스 오즈에게 성을 가르쳐 준 30대 중반의 오르나

 

<마음에 드는 문장>

네 엄마에게는 네가 햇살이다

삶은 서로 다른 길들로 만들어져 있음을, 모든 일이 다른 악보와 병렬의 논리에 따라, 그렇게 일어나고 또한 다르게 일어날 수도 있음을

(오즈의 할아버지)는 그 작자들을 매우 잘 알지, 권력을 잡기 전의 모습, 나는 그들이 모리배일 때, 지하세계의 깡패일때, 골목대장에다가 소매치기, 술주정뱅이에 포주이던 시절을 여전히 다 기억할 수 있단 말이다. (권력을 갖게 되자) 자기가 갖고 싶어 하던 여자나 아파트를 가진 누구든지 죽였어.

누군가가 책 한 권을 훔치면 표절자이고, 다섯권을 훔치면 학자이며, 쉰 권을 훔치면 대가이다.

 

3. 식당과 이스라엘 음식

 

일시: 2023516(11:3012:30)

코셔엘리푸드(이태원)

 

서울에서 이스라엘 음식을 맛볼 수 있는 데가 있을까? 세계문학 작품을 읽은 후 찾아가는 식당은 소설과 관련이 있는 음식을 제공하는 곳이어야 하기 때문에 식당 탐색에 어느 정도 공을 들여야 한다. 다행히 지인 추천으로 한 달 전 이스라엘 식당을 소개받고 일찌감치 예약을 걸어놓았다. 식당 이름에 코셔가 있어서 이스라엘 식당이라고 생각은 했지만, 맛이 어떨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다. 할라 브레드와 곁들여 먹는 후무스, 고기를 넣지 않는 샥슈카, 코셔 인증 커피 이게 메뉴의 전부여서 고기 좋아하는 친구는 아침을 든든히 챙겨 먹고 오라는 문자도 전날 보내놓았다.

이태원 언덕배기에 있는 가게는 찾아가기 쉽지 않았지만, 식당 앞에 도착하는 순간 모든 게 기우였음을 알았다. 식당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으려는 순간 토크 블랑슈를 쓴 여성 오너셰프가 밖으로 나와서 사진부터 찍어주는 친절을 베풀었다. 식당 문을 열고 음식이 차려져 있는 테이블을 보는 순간 감탄이 절로 나왔다. 어느 유럽의 가정집을 방문한 듯했다. 가지런히 놓인 유럽식 식기 세트와 포크, 스푼, 나이프와 개인 샐러드. 식당에서 은은히 풍기는 향기는 왜 그렇게 좋던지.

할라 브레드를 한 조각 떼어서 버터를 조금 바르고 후무스와 샥슈카를 적당량 빵 위에 얹어서 먹으니 금세 입이 행복해졌다. 식탁에서도 우리 이야기는 이스라엘로 이어졌고 오너가 유대교 신자라는 사실도 알게 되었다. 다른 식탁 위에는 주인이 읽고 있는 토라가 펼쳐져 있었다. 마지막으로 나온 유기농 코셔 인증 커피는 깊은 향을 지니고 있어서, 우리를 예루살렘 스바냐 거리 한 모퉁이에 자리 잡은 카페로 인도하기에 충분했다. 소설과 식당의 궁합이 잘 맞아떨어져서 그런지 만권당만식권당’으로 바꾸어야겠다는 농담까지 나왔다. 아쉬웠지만 식사를 마무리하고 조선의 백자, 君子志向전시를 보러 리움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재촉했다


코셔엘리푸드 상차림1.jpg코셔엘리푸드 상차림.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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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웅기의 시원한 해설 덕에 책을 보지도 않은 저도 유대인, 이스라엘에 대해 조금더 이해하게 되었네요. 고마워요.
    웅기의 상세하고 유려한 후기 덕분에 소설과 배경을 알게 되었어요^^
    이스라엘의 고난이 강인한 국민정신으로 이어져 강소국의 모범이 되고 있어요~~
    • 우영은
    • 2023.05.17 18:31
    어려운 소설을 잘 정리하고 60여 페이지나 되는 방대한 이스라엘의 역사,지리,문화 등을 작성ᆞ제공하고 훌륭한 음식을 먹을 수있게 소개해준 웅기에게 감사드린다.
    와, 한편의 논문수준!!
    과연 몃진 내용과 완벽한 글~~
    어제 먹은 이스라엘 믐식, 다시 먹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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