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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듀!! 만권당 2023년] (2023.12.30)

[아듀!! 만권당 2023] (2023.12.30)

모임 장소 : 서해안 오이도 바닷가, 안산 다문화거리

참가자 : 정창섭, 김민주, 백웅기, 우영우, 윤여철


오늘 만권당에서 읽은 책의 후기는 이달의 좌장인 창섭이 [26저널]에 따로 게재했지만, 모임을 떠나는 내게 특별한 후기를 작성하는 영광을 부여해준 친구들에게 감사한다. 만권당에서는 그 달에 읽은 책제목에 관련되는 장소에서 토론하거나, 관련 국가의 식당에서 식사를 해왔다. [바닷가에서]는 잔지바르의 작가가 쓴 다소 난해한 아프리카 소설인데 이미 10월에 두 번을 읽어 완전히 이해했다고 생각했으나, 토론 날짜가 다가오면서 한번 더 읽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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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모임 장소는 [바닷가에서]라는 제목에 걸맞는 서해안 오이도, 전철 4호선 종점이다. 아침부터 서울엔 함박눈이 내려 오이도로 향하는 4호선 전철에서 바라보는 서울 교외의 풍경은 하얀 눈밭을 달리는 기분이었으나,안산을 거쳐 종점 오이도에 도착하면서 추적추적 비가 내리기 시작, 바닷가 한바퀴 걷는 것은 포기하고 오이도의 빨강등대 근처의<Project-C>라는 카페에서 토론을 마친 뒤, 안산으로 이동 다문화 음식거리의 인도식당에서 점심식사를 했다. 토요일 오후에 연말이 겹친 시골 장터 분위기에 다양한 외국인들이 거리를 메우고, 마치 우리들이 이방인처럼 느껴졌다. 예전에는 치안이 너무 나빠 자주 발생하는 끔찍한 사건들이 언론에 제대로 알려지지도 않았던 시절이 있었다고 택시기사가 신나게 설명하는 소리를 들었다.


올해를 마무리하며 [만권당]의 역사를 간단히 설명해보자. 2020 6, 창섭, 민주와 셋이서 옥수동 [독서당길]을 걸으며 의기투합해 결성된 만권당은 은석과 함께 4명이 2년 동안 운영되다가 2022 5월 웅기와 영우가 합류하면서 6명이 세계문학을 읽어왔고, 오늘39번째 작품을 마쳤다. 우리 만권당에서 정한 일종의 규칙은 당분간 국적이 겹치지 않는 작가의 작품으로 정하자는 것이었기에, 우리들에게 많이 익숙한 미국, 영국, 프랑스, 독일도 1개의 작품씩만 읽었고 그대신 아프리카, 중남미를 비롯한 익숙하지 않은 나라의 숨은 명작들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어려서부터 독서를 좋아했던 나는 흔쾌히 만권당에 참가해왔으나, 시간이 갈수록 책 선정의 어려움에 토론 포인트의 디테일 등 단순무식한 공돌이 출신인 내게는 상당한 부담이었다. 애초부터 내 현실적인 목표는 100권을 10년동안 (2030년 까지) 읽자는 것이었으나, 금년 초부터 병원 출입이 점점 잦아지고 심신이 쇠약해지는 부모님을 자주 돌봐야 할 것 같아 만권당을 떠나기로 결심했다. 그동안 만권당에서 내가 몰랐던 다양한 정보를 가르쳐준 친구들에게 깊이 감사드리며 한없이 아쉬운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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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장 감사하는 친구는 민주, 누가 뭐라해도 우리 동기들 중 박학다식의 심볼, 전공인 경제학을 비롯 다방면에 걸쳐 100권이 넘는 책을 쓰거나 번역해서 토론때마다 조금씩 알려주었던 지식전도사!! 덕분에 나도 다방면에 업그레이드된 기분이었다. 창섭은 결정된 책뿐만 아니라 그 나라 또는 작가 관련 책 서너권을 추가로 읽어 배경 설명까지 첨부하는 완벽주의자, 우리가 공식적으로는 39권을 읽었지만, 창섭은 아마 100권 이상을 독파했을 듯!!

웅기는 왕년의 경제학교수에 총장님답게, 그달의 책에 대해 그 나라의 역사와 배경부터 작가에 대한 고찰까지 매달 60~80 page짜리 논문을 만들어내는, 더구나 작년까지는 상명대 강의까지 하면서…. 책의 대화 내용까지 찾아내는 대단한 능력의 소유자이다. 영우는 주중에 손주를 돌봐야하는 빠듯한 생활 속에서 교회 모임도 소홀치 않고,동기회 감사 역활까지 각 작품에 대해 예리하게 파들어가는 전형적인 착실파. 은석이는 힘든 치료 받느라 작년에 잠시 쉬었지만, 너무 어렵다고 불평불만 늘어놓는 나를 다독이면서 지금까지 모임에 참가해왔고, 이제 완벽한 모습으로의 귀환을 기약하며 은석이도 나와 함께 만권당을 떠난다.

 

얼마전 창섭은 그동안 우리가 만권당에서 읽었던 책들 중 Best 3를 뽑아보자는 제안을 했다 (일종의 인기투표?) 나는 주저없이 2000년 은석이 정한 스페인 작가 카를로스 루이스 사폰의 [바람의 그림자]를 최고의 작품으로, 2번째로 2021년 창섭이 정한 포르투갈 작가 주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 3번째는 내가 2022년에 정한 아프가니스탄 작가 할레드 호세이니의 [연을 쫓는 아이]를 추천했다. 사실 [연을 쫓는 아이]는 내게 best of best였으나, 자화자찬하는 것 같아 쑥스러워서 3번째로 추천했다. 이 소설은 눈물샘이 유난히 약한 웅기와 내가 많은 눈물을 흘리게 한 작품, DVD영화도 나와 있으니, 기나긴 겨울 근처 도서관에서 책과 함께 대여해보기를 강추한다. 영광스럽게도 다른 3명의 친구들도 이 작품을 선정했다. 6명의 투표 결과는 다음과 같다.

4 : [연을 쫓는 아이]

3 : [눈먼자들의 도시], [오베라는 남자]

2 : [전쟁과 평화],

1 : [길가메시], [사랑과 어둠의 이아기], [바람의 그림자], [1984], [그리스인 조르바], [바닷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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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1월 첫모임에는 영우가 정한 이집트 노벨문학상 수상(1988) 작가 나지브 마흐푸즈의[우리동네 아이들] 이다. 앞으로 만권당에서 정하는 책들을 읽어보기는 힘들겠지만, 동기회 홈피를 통한 독후감과 후기는 당연히 읽을 예정이다. 아듀 만권당! 후기를 마치며 한마디, 4년의 세월, 능력있는 친구들 쫓아가느라 많이 힘들었지만, 나 자신에게 많은 발전이 있었음에 감사드리며, 만권당 모임이 오래 오래 지속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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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아얀 겨울에 떠나간 친구들 여철과 은석.  아쉽지만 여건이 좋아지면 다시 만나길 기대할께요. 같이 한 시간들이 아름답고 좋았어요.
    내 인생에 또 하나의 보배를 선물해준 만권당 친구들에게 감사드려요. 오늘 아침 일찍 빵집 문을 열기도 전에 가계 문을  두드리고,  갓 나온 단팥빵을  포장해서 오이도로 달려간 나의 고마운 마음이 친구들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은석이에게는 다음에 전달할게요. 약소하지만 만권당을 떠나는 두 친구들에게 주는 내 마음으로 받아주면 좋겠어요.

    단팥빵에 눈이 어두워서 짐시 망설였다오♡♡
    오늘 내게 준 단팥빵 2개는 내일 아침 우리 부부의 일용할 양식~~

    단팥빵으로 저녁을 해결했지요. 감사해요
    아쉬운 마음이 가슴에 와 꽂히네. 나도 여철이와 같은 마음. 만권당 친구들 그동안 고마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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