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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뻬드로 빠라모> -후안 룰포 지음, 정 창 역, 민음사 : 한은석정리

<뻬드로 빠라모> -후안 룰포 지음, 정 창 역, 민음사 : 한은석정리

 

1. 작가 후안 룰포

-1917년 멕시코의 아뿔꼬에서 태어나 어두운 어린 시절을 보냄.

-어린시절 혁명기에 아버지와 아버지의 형제들을 잃고, 어머니도 어린 시절에 여읨.

-이후 친척집을 전전하며 학업을 계속하려 하지만 최종학력은 초등학교 졸업으로 그침

-1930년부터 내무부 이민국에서 근무하면서 틈틈이 습작 활동.

-몇 편의 소설을 썼으나 실패함. 1955년에 대표작 <뻬드로 빠라모>를 썼으나 몇 천부 밖에 팔리지 않음. 그러나 이 작품은 라틴 아메리카 문학의 기념비적인 작품으로 평가 받음.

-이후 절필에 들어간 룰포는 영화 제작과 사진에 눈을 돌려 시나리오 작품집 <황금 수탉, 영화 테스트>,(1980), 사진 작품집 <지하세계>(1981)를 발간.

-1970년 국가 문학상을 수상, 1983년 스페인의 아스뚜리아스 왕자상을 받음

-1983년 멕시코시티에서 타계

 

2. 소설의 특징

-마술적 사실주의적인 소설로 1967년 발표된 콜롬비아 작가 마르케스의 <백년 동안의 고독>에 영향을 준 것으로 생각됨. 이미 죽은 자들이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소설에 등장하고, 살아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나누는 이야기가 대부분이어서 죽은 자의 소설인지 산자의 소설인지 매우 모호함.

-이 소설에는 뚜렷한 주인공과 계속 이어지는 이야기의 줄거리가 없고 다수의 화자가 여러 조각의 이야기를 하는 것으로 구성됨. 후안 쁘레시오가 초반부를 이껄어가다가 어느틈에 주인공이라 생각된 사람이 일찍 죽어버리고, 뻬드로 빠라모의 다른 아들이 미겔 빠라모에 대한 이야기가 주류를 이루다가, 그도 갑자기 죽고 뻬드로 빠라모의 소설 후반의 주인공이 되어 이야기를 풀어나감. 따라서 주인공을 특정할 수 없는 매우 모호한 소설임. 독자는 조각난 이야기들을 각자의 경험에 따라 해석하여 나름대로의 이야기와 의미를 구성해야 함.

 

3. 소설의 줄거리와 작품세계

 

소설의 시작과 전반부는 후안 쁘레시아도가 모친의 유언에 따라 생부인 뻬드로 빠라모를 찾아 가는 것으로 시작함. 그의 어머니는 남편과의 삶을 견디지 못해 아이를 데리고 일찍 마을을 떠남. 모친은 당연히 뻬드로 빠라모를 증오함.그러나 아들로 하여금 생부를 찾아가라는 것은 일말의 그리움이 남아서일까? 아니면 빼앗긴 재산을 찾으라는 뜻일까, 아리송한 면이 있음. 그녀가 말하길 ...그 사람이 우리를 버렸어. 얘야, 그런 인간은 자신의 죗값을 톡톡히 치러야 돼.”

 

어머니와 일찍 마을을 떠난 이유로 후안 쁘레시아도는 고향을 알지 못하고 자람. 그가 찾아간 곳은 모친의 고향인 ‘꼬말라’임. 그러나 그가 찾아갔을 때 ‘꼬말라’는 폐허가 되었고 주민들이 죽거나 떠나간 유령의 도시가 되었음.

 

생부를 찾는 과정에서 많은 사람을 만나 정보를 찾음. 그러나 그들이 살아있는 사람인지 죽은자인지가 명확하지 않음. 대체로 죽은 유령으로 보임. 그럼에도 그들과의 대화가 너무 생생하여 혼동스러움.

 

폐허와 유령의 도시에서 생자인지 유령인지 알 수 없는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다 그는 기력이 다하여 죽게 되고 그곳에 묻힘. 그러나 무덤 속에서도 옆에 묻혀있는 사람과 이야기를 계속하는 마술적인 면모를 보임.

 

소설의 후반부는 생부인 뻬드로 빠라모와 그의 다른 아들 미겔 빠라모의 이야기가 주류를 이룸. 뻬드로 빠라모나 미겔 빠라모 모두 후안 쁘레시아도보다 일찍 죽은 사람들인데 소설에서는 쁘레시아도가 죽은 후에 본격적으로 나타나 이야기를 주도해 나감. 미겔은 부호의 아들로서, 또한 성격 파탄자로서 온갖 못된 짓을 다하다가 일찍 죽음.

 

소설의 사실상 주인공으로 보이는 뻬드로 빠라모는 빚에 시달리던 자로 후안 쁘레시아도의 모친과 정략 결혼하여 일거에 부를 거머쥠. 뿐만 아니라 그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마을 사람들의 토지를 빼앗고 폭력과 전횡을 일삼음. 폭정, 권력자에 의한 억압으로 고통당하는 마을 사람들은 당시 멕시코의 상황을 잘 보여줌. 뻬드로 빠라모는 마을 사람들의 온갖 횡포로 빼앗고, 그 아들 미겔은 어느 사회나 부호의 아들에 걸맞게 온갖 못된 짓을 행함. 그에게는 세상의 법이란 자신이 만드는 것,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하는 것이라 생각함.

 

“법이라니, 이제부터 법은 우리가 만드는 거요“(뻬드로 빠라모)

 

뻬드로 빠라모는 자유의지의 횡포자 내지 무법자라 할 수 있음. 법을 조작해서 토지를 마음대로 겸병하고, 정략결혼에, 살인교사까지. 자신의 욕망이라는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서 뭐든지 하는, 지극히 ‘음흉하고 폭력적인’ 인물임. 그러나 꼬말라의 주민들은 이런 독재자의 전횡에 휘둘려 암담하기 그지없는 침묵으로써 일관하며. 이런 침묵의 가장 근본 밑바닥에는 운명론이 자리 잡고 있음.

 

산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힘든 게 우리네 인생 아닌가. 두 발을 부지런히 놀리면서 사는 유일한 이유가 있다면, 죽어서 다른 세상으로 가게 될 거라는 희망이 있기 때문이지. 하지만 그 문마저 닫혀버리면 남는 것은 오로지 지옥뿐이니, 차라리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어……. 여보게, 후안 쁘레시아도, 나에게 하늘이란 지금 내가 묻혀 있는 이곳일세.(p93)

 

이 세상에서 희망을 잃은 민중들은 내세에서 천국에 갈 것을 희망하고 이를 위해 고해성사를 하고 신부가 사죄로서 용서해주기를 바라나 막상 렌떼리아 신부는 못되게 행한 사람들이 용서함 받는 것을 용인하지 않음. 정의를 기치로 내걸고 혁명정신이 강한 그는 결국 신부라는 종교의 굴레를 벗어버리고 혁명전선에 뛰어듬.

 

악독한 뻬드로 빠라모는 이해할 수 없을 정도로 수산나라는 여자에게만은 끔찍한 사랑을 보임. 수산나에 대한 사랑은 어린 시절부터 계속됨. 사랑은 아무리 흉포한 사람에게도 있는 것인가 하는 궁금증을 갖게 함. 빠라모가 잔인하고 횡포하게 된 것은 자기의 결혼식날 자신을 죽이려던 총알이 빗나가 아버지 피살되고 사랑하는 여인 수산나의 죽음 때문. 그러나 수산나는 뻬드로 빠라모에게 마음의 문을 열어주지 않았음.

소설에는 뻬드로 빠라모의 집사격인 폴고르, 마을사람들의 정신적 지주이며 성직자답지 않은 렌떼리아 사제, 에두비헤스 디아다 등 많은 인물이 비중있게 나와 그들만의 이야기를 말함.

 

4. 소설이 말하고자 하는 것

-다중의 화자, 모호한 생사의 경계, 힌트도 없이 과거와 현재가 넘나드는 전개가 나타내는 것은 우리의 삶이 단절되지 않고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나타내고자 하는 것임

-민중이 억눌려 사는 당시 멕시코의 시대적 상황을 말하고자 하며, 피탈 당하는 민중의 유일한 위안이요 소망은 사후 용서 받고 천국에 가는 것임을 나타내고자 함.

-고립된 농촌을 배경으로 고독, 희망 없는 미래, 삶에 대한 회의와 절망, 폭력과 죽음 등 그곳에서 뿌리를 박고 살아가는 인간들의 어둡고 무거운 삶의 이야기를 통해 당대 뻬드로 빠라모같은 토호(土豪)들의 전횡에 신음하는 멕시코 사회의 모순을 보여줌으로써 혁명의식을 고취함.

 

“우리가 무기를 든 것은 썩은 정부나 당신 같은 인간들의 횡포를 더 이상 방관할 수 없기 때문이오. 정부나 당신네들은 우리를 등쳐먹고 사는 사기꾼이자 피를 빠는 기생충 같은 존재에 지나지 않소. 물론 도지사 같은 작가에겐 긴말 필요 없이 이 총알이 대신할 거요.” p136

 

-사후세계는 이 작품의 핵심 중 하나임. 소설의 무대가 되는 꼬말라는 생과사가 겹치고, 유령들이 출몰하는 공간. 꼬말라라는 공간을 만들어내는 기본 원리는 현세에 있을 때, 뭔가 원한이나 미련이 남은 영혼들은 죽어서도 하늘에 있는 사후세계로 올라가지 못하고 지상을 맴돌게 된다는 것. 뻬드로 빠라모의 전횡 속에서 죽어간 이들은 그때의 미련이나 원망이 남아 아직도 꼬말라를 맴돌며 렌떼리아 신부의 축원으로 사후세계, 영혼구원을 있다고 생각. 그러나 사제는 고통당하는 주민들의 영혼 구원에는 별 관심이 없음.

 

“헤어지시오. 그것만이 유일한 길이오.”

“저희는 앞으로 어떻게 살란 말씀인가요?”

“사람답게 살라는 거요.”

사제는 그렇게 떠났어요. 말에 오르더니, 마치 타락의 온상을 지켜본 듯한 표정을 지었어요. 그리고 다시는 뒤돌아보지 않고 훌쩍 떠났는데, 끝내 돌아오지 않았어요. 그랬으니 이곳이 유령들로 넘쳐날 수밖에 더 있겠어요? 우리는 구원을 받을 만한 가치도 없는 존재들이에요……. (p74)

 

이 소설에서 후안 룰포는 사화세계가 없다고 보고 있으며, 사후세계를 부정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사후세계가 있고 없고의 문제가 아니라, 사후세계가 있다고 믿음으로써 현실이 죽어버리기 때문이라는 것. 즉, 현세에서 삶이 내세에서의 삶을 위한 수단이 되어버려서는 안 된다는 것임. 오직 수산나만이 뻬드로 빠라모의 전횡에 맞서 자신의 자유의지를 행사함.

 

5. 표현

그 여자가 다시 나에게 인사했다. 그때서야 나는 뛰노는 아이들과 바둘기 떼와 파란 지붕을 보지는 못했지만 마을이 살아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죽은 어미의 말보다 어미가 간직하고 있는 추억의 소리가 훨씬 더 잘 들린다는 것을.

그곳에서 세월의 온기를 품고 있는 오렌지 향기를 느껴 보아라”(p27)

 

총총걸음으로 내딛는 나귀들의 툭 불거진 눈에는 무거운 졸음이 쏟아지고 있었다.

 

불볕 탓에 투명한 호수처럼 펼쳐진 평원이 회색 지평선 너머로 뽀얗게 흐트러지고...

무지막지한 열기에 마치 모든 사물이 정지된 것 같았다.

 

 

6. 생각해 볼 점

 

1. <백년동안의 고독> <뻬드로 빠라모> <바람의 그림자> 등 중남미 또는 스페인어 계통의 소설에는 마술적 사실주의라는 소설이 많이 나타나는가?

 

2. 후안 룰포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마술적 사실주의 소설을 비교하면 어떤 점에서 차이가 있는가?

 

3. 뻬드로 빠라모의 성격과 경험과의 관계에 대한 해석은?

 

4. 각자의 경험에 따라 <뻬드로 빠라모> 소설이 주는 의마는 무엇인가?

 

5. 당시의 멕시코 상황에서 신부가 혁명에 가담한 것은 용인할 만한 것인가?

 

6. 작가 후안 룰포가 <뻬드로 빠라모>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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